블루스타의 에버튼 이야기
10R 선덜랜드전 후기... 본문
시간대가 좋지 않았으나 타이밍 맞게 근무 패턴이 야간이 걸려서 제대로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이 바빠서 다시보기로 봐야 했다. 근데 결과적으론 이걸 라이브로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면 눈을 버렸을 것이다. 아무리 선덜랜드가 이번 시즌 승격팀임에도 수많은 보강을 했고 돌풍을 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밀렸다. 그리고 가끔 올라가더라도 어이없는 전개와 선택으로 기회를 말아먹는 꼬라지가 가관이었다.
이번 시즌 에버튼은 대부분 전반이든 후반이든 45분만 축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번 경기는 그만큼도 못 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선덜랜드는 돌풍의 팀답게 그나마 에버튼이 사람처럼 축구하던 시간대에도 골문을 위협했다. 그렇게 서로 치고받던 중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은디아예가 차력쇼를 선보이며 선제골을 얻었다. 그 이후로도 기존의 양상이 계속됐고 에버튼도 기회를 얻어내기는 했는데, 결정적 찬스를 바리가 날려먹고 말았다. 그 이후 팀의 텐션이 떨어졌는지 완벽하게 선덜랜드에게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선덜랜드는 승격팀답지 않게 짧게짧게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도 에버튼보다 훨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키엘레를 활용해 3백 빌드업과 4백 빌드업을 번갈아 가며 사용했고, 왼쪽은 헤이닐두와 흄을 언더래핑을 활용해 높은 위치에서 활용하려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선덜랜드는 승격하면서 전체적으로 스쿼드를 물갈이해버렸는데, 이 중 3선과 수비진 보강이 제일 눈에 띄기는 했다. 특히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자카, 헤이닐두와 굵직한 클럽을 거친 경험과 젊음을 함께 가진 무키엘레, 헤이르트라위다 등의 영입은 이 팀의 스쿼드는 이미 승격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정말 말하고 싶은 건 그럼에도 선제골 이후에 팀이 너무 밀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째저째 전반은 무실점으로 넘겼다. 문제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입장골을 내주면서 동점이 되버렸다는 것이다. 자카의 중거리가 타코스키를 맞고 굴절골이 되었다. 물론 슛이 좋기는 했으나 슛블락이 최대 장점이던 타코스키의 상태에 뭔가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생각이 이번 시즌 들어 몇 차례 들고 있다. 브랜스웨이트가 부상인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럴 거면 차라리 오브라이언을 주포지션인 센터백으로 쓰고 타코스키를 벤치로 내리면 안 되나 싶기도 하다. 심지어 오브라이언은 이번 경기도 풀백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못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요즘 오브라이언을 보면 이전에 풀백으로 땜빵시키다 성장이 정체됐던 홀게이트나 고드프리처럼 그 또한 그렇게 되는 것 아닌지 하는 걱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아무튼 동점골을 내준 이후에도 에버튼은 대부분의 시간을 가드를 올리고 버텨야 했다. 아무리 선덜랜드가 승격팀의 스쿼드가 아닌 팀이라지만 리즈전에 이어 이번에도 승격팀에게 졸전을 펼친 것이다. 현타가 안 올래야 안 올 수가 없었다.
심지어 후반 중반쯤 선제골을 넣었던 은디아예가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되었다. 그런데 대신 들어오는 게 맥닐이었다. 맥닐을 라이트윙으로 쓰기 싫어서 바득바득 윙어 사달라고 졸랐던 모예스가 아닌가? 그럼 그렇게 거금을 주고 데려온 디블링은 뭐가 되는 건가 싶었다. 디블링이 너무 어린 선수기에 디블링이 맥닐보다 낫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디블링을 기용해야 그의 성장을 기대하며 투자한 이유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맥닐이 나와서 잘 한 것도 아니다. 안 그래도 맥닐은 시즌 후반기가 되어야 몸이 올라온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몸이 아직도 덜 올라온 느낌이었다. 윙어 출신임에도 태생적으로 빠르지 않은 스피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장점인 킥은 써먹을 상황도 제대로 오지 않았으며 패스는 아쉬웠다. 마찬가지로 교체 투입된 알카라스도 마찬가지였다. 결정적인 역습 찬스가 될 수 있던 상황들에서 패스는 아군의 뒤쪽으로 향했으며 어쩌다 앞으로 가는 경우는 선택지가 이상하여 기회가 날아가는 장면들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내준 상황에서도 좀 더 정밀한 공격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철퇴를 날릴 수 있는 장면들이었는데 어처구니없는 짓으로 말아먹은 것이다. 이래 가지고 앞으로 교체로 쓸 수는 있으려나 모르겠다. 덕분에 안 진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경기로 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초반 기세는 어디 가고 무, 패 행진이 길어지고 있다. 톱과 풀백의 아쉬움은 이젠 말하기에는 입이 너무 아플 정도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바리에게도 제대로 된 슛 찬스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전까지의 바리는 버티기만이라도 해주거나 아예 잠수를 타는 경우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결정적 찬스를 놓치기는 했어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위치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에 기대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찬스는 베투라고 넣었을 것 같지는 않다. 킨이라면 모를까. 풀백은 모예스도 참기 힘들었는지 오브라이언을 교체하고 가너를 풀백으로 보내는 빈도가 늘고 있다. 사실 오브라이언보다 미콜렌코의 퀄리티가 구리다고 생각하지만, 거기는 빼고 넣을 선수가 없어서 문제이다. 차라리 가너를 오른쪽에 넣는 게 미콜렌코가 그릴리쉬를 덜 방해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조만간 가너가 아예 풀백 선발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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